클릭하게 되는 에어비앤비 숙소

여행을 계획할 때 저는 늘 숙소 검색을 에어비앤비에서 먼저 시작하는 편입니다. 특히 대도시가 아닌 지방으로 떠날 때는 더욱 그렇죠. 오늘은 문득 바다가 그리워져서 강원도 쪽 에어비앤비를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숙소가 있으면 가서 바람도 쐬고, 여유를 즐기다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에 살면서 강원도로 간다는 건, 결국 여유와 쉼을 찾기 위해서죠. 탁 트인 바다를 보며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한적하게 커피도 마시고, 주차장이 넓은 맛집에서 느긋하게 식사도 하고 싶거든요.

먼저, 서울과 비슷한 숙소들은 일단 제외합니다. 사진만 슬쩍 넘겨보는 정도죠. 주로 아파트나 시내에 있는 숙소들이 많았는데, 주변에는 편의점이나 식당 같은 여러 편의시설이 있어 생활하기엔 나쁘지 않겠지만, 강원도까지 가서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형 숙소에 묵고 싶진 않았어요. 이번 여행에서는 조금 더 특별한 공간을 찾고 싶었습니다.

펜션도 제외했습니다. 왠지 너무 상업적인 숙박업소 같은 느낌이 강하더군요. 더군다나 마음에 드는 펜션도 없었고, 인테리어도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어요. 때로는 창밖의 풍경을 합성해놓은 듯한 사진을 올려둔 숙소들도 있어서 실망하기도 했죠. 

또한, 개인실이나 다인실도 이번에는 패스. 강원도까지 가서 다른 사람들과 공간을 나누며 지내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도 제외했어요. 이번 여행의 목적은 여유롭게 쉬는 것이니까요. 역이나 터미널, 시내와의 거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차를 가져갈 예정이라 주차 가능 여부만 체크하면 됐으니까요.

그렇게 300개가 넘는 숙소를 훑어봤는데, 클릭한 곳은 5개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제가 클릭했던 숙소들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주로 시골 마을의 한적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주차가 편리해 보이는 집 전체를 빌릴 수 있는 숙소들이었습니다. 그런 숙소들은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을 넘어, 집주인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곳들이었어요. 마치 작은 박물관 같기도 하고, 아늑한 카페 같기도 하고, 건강한 농촌의 일상이 살아있는 곳들 말이죠. '내 숙소에서 머물며 나의 이야기를 나누어보지 않을래?'라는 메시지가 담긴 느낌이었습니다. 그 따뜻한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사실 에어비앤비는 도시보다 지방에서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에어비앤비에서 최근 발간한 '도시를 넘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인천, 울산 등의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으로 떠난 여행객 수가 28만 9,400명에 달한다고 해요. 이는 전년 대비 194%나 증가한 수치라고 합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에어비앤비 덕에 농촌 관광객이 267% 증가했으며, 캐나다 시골 호스트들의 지난해 수입 역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의 시골 숙소를 찾은 게스트 수는 같은 기간 동안 약 4배가 증가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에어비앤비 숙소를 둘러보다 보면, 문득 호스트의 입장에서 게스트의 관점으로 바꿔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가 게스트라면 어떤 숙소를 클릭할까?' 하고 말이죠. 결국 중요한 건 그 공간이 주는 매력과, 그곳에 깃든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방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팅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공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과 영감을 주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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